[출처]_ 안랩 사보 ' 보안 세상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교과서였던 것 같다. 그러다 얼마 전 여름방학 8월이 되던 때, 문득 보고 싶어져 찾아보았다. 한번 보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면서 ‘8월의 크리스마스’는 90년대 첫사랑의 추억으로 대표되는 로맨스 영화에서 사진의 매력에 대해 알려주는 영화로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사진의 새로운 매력에 들어가 본다. 

영화 속 정원(한석규)은 초원 사진관이라는 사진관 주인이자 사진사이다. 정원의 사진관에는 여러 인생들이 거쳐 간다. 취업 면접용 사진을 찍으러 온 ‘젊은 취업 준비생’, 주차단속용 사진을 맡기러 온, 지금은 길에서 찾아보기 힘든 ‘주차 단속 요원 다림(심은하)’

그리고 자신의 반에서 짝사랑하고 있는 여자 아이의 얼굴을 확대해 달라는 ‘초등학생들’, 지금은 모두들 늙어버린 우정을 다룬 ‘동창생들과의 사진’, 할머니를 포함한 시끌벅적하고도 따뜻한 ‘대가족의 가족사진’

언제 하늘나라로 갈지 모르는 인생을 정리하시는 ‘할머니의 영정사진’, 복싱이라는 상대선수를 위협적이게 해줄, 복싱 포스터지에 실릴 ‘복싱선수 사진’.

마지막으로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있었던 주인공 정원(한석규)의 ‘영정사진’까지 초원 사진관에는 다양하게 저마다의 목적으로 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그리고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가진 로맨스와 관련된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도 사진이 있었다. 정원(한석규)이 병원에 있을 동안과 정원(한석규)이 하늘나라로 떠났을 때, 다림(심은하)과 소통을 할 수 없었지만 초원 사진관의 다림(심은하)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본 다림(심은하)은 정원(한석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났다.

사진은 옛, 그 당시를 추억하게 하고 그 때의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남기는 줄로만 알았는데 8월의 크리스마스를 통해 사진이라는 것이 새롭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위에 나열한 것 외에도 사진은 여러 사람들에게 제각각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방학 중, 집에서 가족이 둘러 앉아 옛 사진들을 모아둔 사진첩들을 찾아보는데 모두들 ‘이럴 때가 있었지~’ 하면서 얼굴에는 추억에 가득 찬 미소가 번졌다. 젊었을 때, 왠지 촌스러운 부모님의 모습과 나의 어릴적 사진들이 큰 웃음을 터트리게 하였다. 사진을 보며 그 때를 떠올리며, 당시에 있었던 얘기를 꺼내면 코믹, 액션, 멜로, 코믹 영화가 완성되었다. 가족 여행지 마다 찍은 사진을 보며 아버지께 한 말이 기억이 난다. “아빠, 우린 부자인 것 같아요. 울릉도에도, 강원도에도, 서울에도, 대전에도, 집이 있잖아요.” 여행지마다 숙소가 곧 우리 집이라고 생각했던 순수함을 사진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사진은 우리 인생에 가장 소중한 재산인 것 같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즐겨하던 나는 이런 소중한 재산을 모으기 위해 카메라를 하나 구입하여 여기 저기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있다.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진 나는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고, 인생의 최고 또는 소소한 일상의 순간을 남기고 싶으신가요? 그럼 사진을 찍어보세요.’라고 당당히 말해주고 싶다.

사진을 찍을 땐, 사진 찍는 사람도 카메라를 바라보는 사진 찍히는 사람도 모두 웃고 있다. 사진은 모두가 웃을 수있는 행복을 전해주는 행복 전도사이다. Ahn




대학생기자 김재현 / 충남대 전자공학과


Positive thinking! 

항상 무슨일이든 긍정적으로!

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자



[출처]_ 안랩 사보 ' 보안 세상 '

아침이면 입김에 두 손이 바지 주머니에 들어가는 겨울이 일찍 찾아오고 있다. 이 추운 겨울이 오기 전,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아름다운 경주의 길'을 하루 빨리 소개하고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경주 하면 불국사, 석굴암 등 세계문화유산이 많은 곳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수학여행으로 거쳐 갔을 공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문화재와 어우러진 자연을 품고 있는 길을 조명해보려 한다.

대릉원 옆 돌담길은 서울 덕수궁 옆 돌담길과 달리 아담한 크기이다. 아담한 크기에 비해 길이는 길다. 돌담길의 가로수는 벚꽃나무로 이루어져 있어 봄에는 벚꽃이 피어 돌담길을 흰색으로 물들여 주고, 햇빛이 쨍쨍한 여름날에는 땀을 식혀줄 그늘이 되어 주고, 가을에는 빨갛게 옷을 갈아입고, 겨울엔 가지만이 남아 돌담을 지키는 병사들이 열병해있는 것같이 돌담길의 배경에 마법 주문을 걸어 놓는다. 긴 돌담길 뒤엔 무엇이 있을 지 궁금하게 길 초입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길이 휘어져 꼭 끝까지 걸어가야 한다. 마침내 돌담길 끝에 다다랐을 땐 또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는 산을 배경으로 큰 릉이, 왼쪽으로는 멀리 첨성대가 보인다. 대릉원에서 안압지 가는 길은 자연 속의 문화재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여러 가지색의 꽃들이 문화재를 감싸면서 심어져 있다. 그 길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 꽃들이 향기를 뽐내고 있어, 하나하나 음미해가며 천천히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중간쯤 걸어오면 양쪽으로 코스모스가 나의 허리보다 약간 높게 심어져 있다. 코스모스 꽃들 사이에 앉아 있으면 내가 없어진 듯 숨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코스모스들이 반기고 있어 코스모스 길 사이로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다. 봄엔 코스모스 대신 유채꽃들이 심어져 있어 벌써 봄이 기다려진다. 코스모스 사이에 푸른색으로 덮인 터널이 나의 발걸음을 옆길로 새도록 한다. 그 터널엔 기다란 박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녹색 비가 내리는 듯 박들이 피로에 지친 눈을 맑게 해준다.

길 주변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느리게 여유롭게 자연을 느끼면서 걸어 갈 수 있다. 잠시나마 쉼을 마치고 다시 길을 걸으려는데 코스모스 길 사이로 첨성대가 보인다. 마치 첨성대로 가는 길을 안내하듯 큰 길도 아니고 두 명에서 걸을 정도의 크기로 양 쪽은 키 큰 코스모스들이 소개하고 있다.

코스모스 길을 뒤로 한 채 다음으로 만난 건 무언가 동양적인 미를 가진 연꽃들을 만날 수 있다. 연꽃은 활짝 핀 것, 움츠리고 있는 것 등 여러 형상을 띄고 있는데, 움츠린 것은 다보여주지 않는 절제미를 느낄 수 있다. 연잎은 연꽃들을 받쳐주고 있는 그릇 같아 보인다. 물병에 물을 연잎에 살짝 떨어뜨려보니 물이 방울방울 맺히는 게 왜 드라마나 만화를 보면 연잎으로 우산을 이용했는지 알게 해준다.

나중에 비가 쏟아지면 비를 피하러 연잎 밑에 꼭 와야겠다는 낭만적인 상상을 하면서 길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의 첨성대도 참 멋지다. 여러 각도에서 보는 첨성대와 그 뒤의 배경이 달라져 방금 전에 본 첨성대가 맞나 할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가진 것 같다.

 

다음으로 소개할 경주의 아름다운 길은 보문 관광단지라는 곳으로 버스로 15분 정도 이동한다. 지금 봄은 아니지만 가로수들이 모두 벚꽃나무이기에 문화재로 가득한 경주 둘레를 벚꽃나무가 안내하는 것 같다. 이전에 첨성대를 코스모스와 많은 꽃들이 안내하듯이. 경주의 슬로건 ‘beautiful’이 잘 어울리듯 경주는 아름다운 꽃들과 옛 유적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냥 시내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는 것이지만 ‘두 가지의 조화를 볼 수 있는 곳은 경주뿐이지 않을 까?’ 생각하며 어느새 보문 관광단지에 다다랐다. 보문단지 초입 부분에 내려 오른쪽으로 보문호수를 끼고 길 양쪽으로는 어김없이 벚나무들이 끝없이 나열되어있다. 호수에는 하늘이 거울을 보듯 반사되어 도화지에 수채화를 그려놓은 것 같다. 이렇게 보문 호수는 경주의 미술관이 되었다. 길을 걸으며 감상할 수 있고, 시원한 공기도 마실 수 있어 시멘트 속 미술관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드디어 벚꽃나무는 작별을 하고 버드나무가 어서 오라고 축 늘어지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버드나무는 창가의 커튼처럼 나무 밑을 걸을 땐 커튼을 넘기면서 걷게 한다.

이렇게 경주의 아름다운 길은 저마다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일상에 지치고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사진 한 장의 추억을 남기러 카메라를 챙겨 마음 맞는 이와 함께 경주의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 오늘 걸어온 길 : 대릉원 옆 돌담길 - 첨성대 둘레길 - 버스타고 보문단지 선덕여왕 공원 하차 - 보문호수 둘레길 - 오리배 선착장 Ahn



대학생기자 김재현 / 충남대 전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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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 안랩 사보 ' 보안 세상 '

공기가 차가워지고 가로수 잎이 울긋불긋 변해가는 계절이다. 낙엽이 수북한 가을에는 왠지 통기타 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거리에 통기타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 그 곳이 바로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이다. 

김광석 거리 초입에 김광석이 통기타를 연주하는 동상이 앉아 있다.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였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 옆에 앉아본다. 나도 잠시 앉았다.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으니 김광석이 누구인지 소개하는 푯말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1964년 1월 22일 대구시 중구 대봉동에서 자유당 정권 시절 교원노조 사태로 교단을 떠났던 전직교사 아버지의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5살 때인 68년 서울로 올라갔다. 1964년 김민기의 ‘개똥이’ 음반에 참여를 비롯하여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 등을 거쳐 1988년 동물원에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1989년 솔로로 독립하여 총 4장의 정규 음반을 비롯해 다시 부르기 1, 2집 등을 선보인다. ‘거리에서’,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애잔하면서도 서정적인 가사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한국 모던 포크의 계승자로 각광받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던 중 1996년 1월 6일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거리를 걷다보면 김광석의 사진들이 벽에 실려 있다. 벽화 속 노래하는 김광석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슬퍼 보인다. 김광석은 노래도 노랫말도 심지어 노래 부를 때 모습도 마음이 울적해 보인다. 예전 인터뷰 중 자신이 하회탈처럼 웃는 이유가 얼굴이 슬픔으로 가득한데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더 울적해지지 않겠냐는 내용이 떠올랐다. 

이 거리는 벽화를 보면서 더욱 감정이 이입되게끔 김광석 노래도 흘러나온다. 흘러나온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노래 가사도 구석구석 쓰여 있다. 평소 노래 가사의 내용을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벽화에는 작가들이 그린 그림뿐 아니라 방문객의 낙서 또한 한 벽화에 녹아 있다. 서른 즈음이면 그냥 하는 생각들, 하게 될 생각들, 하고 싶은 생각들, 안 하고 싶은 생각들을 쓰는 벽면과 자물쇠와 군번줄을 채우면 사랑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펜스. 이것들은 모두 사람 냄새 나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김광석의 이미지와 닮았다.

김광석 인생이야기 중 하나를 소개하면... 

"7년 뒤에 마흔 살이 되면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마흔 살 되면 오토바이 하나 사고 싶어요. 할리데이비슨.. 멋진 걸루~ 돈도 모아 놨어요... 얘길 했더니 주변에서 상당히 걱정하시대요. ‘다리가 닿겠니?’ 그거 타고 세계 일주하고 싶어요. 괜찮겠지요? 타고 가다가 괜찮은 유럽 아가씨 있으면 뒤에 태우고~, 머리 빡빡 깎고~ 금물 막 이렇게 들여 가지고~, 가죽 바지 입고~ 체인 막 감고... 나이 40세 그러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환갑 때... 저는 환갑 때 연애하고 싶어요. 로맨스..."

엉뚱하고도 뭔가 이해하기 힘든 것 같지만 김광석이라서 가능한 멋진 꿈인 것 같다. 비록 꿈으로만 끝이 난 이야기이지만 이 벽화 속 오토바이를 탄 김광석은 대신 꿈을 이뤘다.

김광석이 포장마차 주인으로 따뜻한 어묵 국물을 대접하는 벽 앞에 앉아 고민을 털어 놓고 싶어진다. 환하게 웃고 있는, 구수한 사투리를 쓸 것 같은 김광석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 줄 것 같다. 대답이 없는 김광석 앞에서 나의 고민도 한번 말해 본다.

김광석 거리는 김광석이 청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 주는 듯하다. 김광석 노랫말에도 먼저 삶을 산 인생 선배로서 청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실려 있다. 끝없는 방황으로 길을 못 찾는 청춘에게는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짝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그저 바라보는 청춘에게는 그 마음이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그리움으로’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또, 더 이상 청춘이라 부를 수도 없는 나이가 된 30대에게는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인생 선배 김광석은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라는 조언해주는 것 같다.

내가 처음 김광석 노래를 들은 중학생 때는 노랫말의  의미를 전혀 알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진로와 사춘기로 방황했던 시기에 들었던 ‘일어나’. 군 입대를 앞두고 찾지 않아도 주변에서 들려와 절로 눈물을 흘리게 한 ‘이등병의 편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해 눈물로 지새우던 밤, 슬픈 마음을 투영해준 ‘사랑이란 이유로’와 ‘사랑했지만’ 등을 들으며 어렸을 땐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나도 모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30대로 향해가는 나에게 ‘서른즈음’의 노랫말을 한 구절마다 이해해갈 것 같다. 이렇게 여러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김광석 노래를 자신의 상황에 투영해 김광석과 대화하러 이 거리를 찾으면 그는 내가 혼자서 끙끙 앓던 고민들을 풀어주지 않을까?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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