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는 마포구 마포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을 연결하는 한강에 있는 다리이다. 이 다리의 목적은 물류 및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몇년 동안, 자살의 다리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로 변모했다. 차 안에서 약 몇분의 짧은 시간 동안 지나가는 다리인데, 누군가에는 긴 생을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삶을 포기하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다. 이렇게 세상에서 힘들고 잘못된 선택을 바로 잡아 주는 글귀를 설치하여 삶을 포기하는 이에게 세상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고 격려를 해주는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하였다는 말에 직접 그 글귀를 읽어보기 위해 마포대교를 찾았다.  



 지하철을 타고 마포역에서 내려 인도를 걷다 마포대교 왼쪽편을 걸었다. 왼쪽이 여의도의 풍경과 63빌딩이 잘보여 좋은 것 같다. 비가 오고 궂은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포대교를 찾았다. 친구들끼리, 연인끼리 저마다 힐링의 글귀를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받으러 온 것 같다. 나또한 그러했기 때문이다.



 마포대교는 생각보다 길이가 길었다. 중간 중간 쉼터가 있어 다리 중간에서 앉아서 한강의 경치도 구경할 수 있었다. 다리 난간에는 마포대교를 다녀간 사람들의 소원들이 적혀져 있었다. 수험생인 듯한 내용의 고시 합격, 수능 대박, 사랑하는 연인 관계인 듯한 누구누구 사랑해, 누군가 아픈 사람이 있는 듯한 빨리 낫게 해달라는 글, 친구들끼리의 우정을 다룬 글, 멀리 유학을 떠나는 이의 바램 등 각자의 소원과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었다. 마포대교가 이 소원들을 이어주고 있었다. 나 또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하나 남겨 보았다. 난간의 끝엔 힐링 글귀가 시작 되었다.



  ' 밥은 먹었어?' , '잘 지내지?', '오늘 하루 어땠어?', 말안해도 알아, 커피 한잔 어때?' 하루를 마치거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따스하게 반겨주는 말들.


 ' 풋하고 웃지말고 하하하하하, 자, 당신의 얘기 한번 해봐요.' 나의 지나온 얘기를 털어 놓게 하는 말들.

'짜장면이 좋아? 아니면 짬뽕이 좋아? , 엄마가 좋아? 아니면 아빠가 좋아?, 친구가 좋아? 아니면 애인이 좋아?, 산이 좋아? 아니면 바다가 좋아?, 어제가 좋아? 아니면 오늘이 좋아?, 고민하지마세요. 인생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차근차근 읽어가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궁금하게 만들다가 정답이 없는 말에 공감을 하는 말.

'조금 늦는다고 속상해하지마 살아가면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니깐.' 뭐든지 빨리 빨리 이루어 내려는 요즘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이 다리가 끝나는 곳에서 행운이라는 녀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행복은 참 사소한 거더라구. 당신을 따뜻하게 껴안아주면서 그동안 오래 기다렸지? 인사를 건넬지 모릅니다. 조금만 더 걸어보세요.'  사소한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삶을 포기하려는 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

'포도가 자기를 소개하면? 포도당. 자가용의 반대말은? 커용. 인천 앞바다 반대말은? 인천 엄마다. ' 살면서 웃을 기회가 자주 없는 이에게 웃음을 선물해주는 말.




  이렇게 다양한 글들이 이 다리를 찾는 이에게 들려주고 있다. 이 글귀를 읽는 것은 이 글귀를 본 사람이다. 즉 자신이 자신에게 말을 해주거나. 함께 온 이에게 들려줄 수 있다. 나도 이 멋지고 마음 따뜻한 글을 나의 소중한 이에게 들려주기 위해 메시지를 남겨 주었다. 받는 이도 들려주는 이도 '고맙다'라는 말을 할 수 있었다. 받는 이는 글을 접할게 해주어서 고맙다. 주는 이는 받아 읽어보아서 고맙다. 라고 느낄 것이다. 사회에 첫발을 딛거나 사회에 지쳐있거나 아니면 미래를 고민하는 청춘들, 고민이 있거나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모든 이들이 여기 마포 대교에서 마음을 공유하며 다시 돌아갈 때는 모두들 힘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 Ahn



대학생기자 김재현 / 충남대 전자공학과


Positive thinking! 

항상 무슨일이든 긍정적으로!

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자


나는 다큐멘터리 3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3일 동안 그 현장을 영상으로 담아내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때도 있고,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곳을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나한테는 특히 더 그랬다. 그 곳에 녹아들어 있는 많은 사연들을 느끼고 싶어서..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 3일 촬영한 그 곳, 성수동 구두골목마포대교를 찾았다. 


성수동 구두 골목은 성수역 1번 출구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반대편으로 가면 구두골목이 나온다. 자세히 알아보고 간 여행이 아니라서 발길가는 대로, 모르면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서 구두골목을 찾아 가보려고 했다. 분명 여기 근처인데... 어디서부터 구두 골목인지 길을 물어 갔지만 길치인 나에겐 언제나 있는 일이다.

  


'칠성제화'라는 구두 가게가 있었다. 정말이지 옛 70,80년대의 구두점 같은 이름으로 구두골목에는 오래된 점포와 새로 지어진 신식 점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요즘 구두가 다양한 디자인의 운동화에 밀려 시장이 좋지 못하다는 소문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 주말인데도 손님은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점포에는 젊어 보이는 사장님들이 있었다. 옛 성수 구두골목을 지켜나갈 새로운 후임들로 보인다. 그들이 계속해서 이 성수 구두골목을 지켜 주리라 믿고 아직 정확한 구두골목의 위치를 찾기 위해 이리 걷고 저리 걸었다. 스마트폰에 의지하지 않은 채 걸으니 힘도 들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나만의 지도를 완성해가고 똑바로 갔으면 만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성수동 구두 골목으로 보이는 거리를 찾았다. 골목은 구두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 가죽과 굽, 끈, 구두 장식에 필요한 악세서리까지 아주 다양했다. 알록달록 가죽색깔이 옛 조선시대 비단처럼 말아있다. 저 가죽들은 한 디자이너를 만나 멋진 구두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주말이라 문을 닫은 점포가 꽤 많았다. 그 중, 구두 굽을 취급하는 점포에 무작정 들어가 허락을 구하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사장님께서도 예쁘게 찍어가라고 독려해주셨다.



그 점포 이름은 위 사진에서 보여지듯, 'H환성' 굽이 종류별로 아주 다양했다. 굽의 길이부터 재료 성분까지. 이 구두 굽은 강원도 공장에서 만들어 져서, 직접 구두 업체에 팔거나, 근처 구두 공장에 물건을 판다고 하였다.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문득 궁금한 점을 사장님께 물어보고, 따뜻하게 대답도 잘해주셨다. 이 점포는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전화기가 끊임없이 울려댔다.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받아주신 사장님 고맙습니다. ^^



누군가의 구두의 밑창에 달릴 구두굽이 이곳 점포를 거쳐 갈 것이다. 지금 내가 신고 있는 구두의 굽도 혹시 이곳을 거쳐 갔을지 또 모르겠다. 사장님께 블로그에 이쁜 사진, 좋은 글 올리겠다고 감사의 말을 드리며 다른 점포로 발을 옮겼다. 첫 번째 점포에서 촬영 및 인터뷰에 성공하자 두 번째 점포로 가는 것은 더 자신감에 차올라 서스럼 없이 가게 문을 두드렸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가죽 원단을 판매하고, 바로 옆에서 완성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자바'라는 상호를 가진 가죽 원단 및 가죽 가방 및 구두를 취급하는 가게이다. 아직 오전이라 사장님은 출근하지 않고, 사장님 밑에서 일을 배우는 점원이 나를 반겨주었다. 사진 촬영의 허락을 받고 다양한 색깔의 가죽 원단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죽냄새가 가게에 가득 채웠지만, 이마저 향기롭게 한 것은 알록달록 색깔뿐만 아니라 사장님께서 직접 작업하는 공간을 보니 무언가의 장인의 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작업공간에는 잘려나간 가죽들이 바닥에 남아 있었다. 나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해본다. 이 공간에서 디자인되고 직접 가죽을 잘라가며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을...

두 번째 점포도 구두의 따뜻함을 느끼며, 구두의 또 다른 부위를 취급하는 세 번째 점포를 향해 갔다. 하지만 그 곳은 촬영을 거절당했다. 이전 두 점포에서와는 찬밥신세였다. 하지만 나는 그 분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몇 십년이 넘는 기술적인 부분과 그 외 말로는 할 수 없는 그 분들의 땀과 노력이 녹아있는 것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더 길게 있을 수 는 없었다. 



성수동 구두골목은 구두가 완성되기 위한 가죽, 굽, 장신구, 줄 등 이 각각 점포에서 담당하고, 이를 디자인하고 작업하는 공간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도 있다. 재료에서 완성된 구두까지 이 골목길을 거닐면 한눈에 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신는 구두들이 바로 이곳에서 태어난다. 취업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가는 취준생들에게도, 취업에 성공해 떨리는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신입사원에게도, 가정을 꾸리기 시작한 신랑, 신부에게도, 이렇게 모든 시작에는 구두와 함께한다. 이 모든 사람의 떨림을 탄생시켜 내는 곳도 성수동 구두 골목이라 할 수 있겠다.



성수동 구두골목의 자랑 황금 하이힐을 마지막으로 성수동을 빠져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마포역에서 하차하였다.



마포역에 내린 이유는 자살을 많이 한다고 소문난 악명 깊은 마포대교에 자살을 막기 위해 설치된 힐링 문구를 보기 위해서이다. 날씨가 비가 오락가락하여 우산을 들고 가야했다. 



마포대교는 자살의 다리라는 수식어를 때고 생명의 다리라고 이름을 받았다.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우산을 펼쳐들고 걷고 있었다. 연인들끼리, 친구들끼리, 혹은 아빠와 아들이 함께 마포대교를 찾고 있었다.



마포대교 다리 난관에는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의 희망 메시지가 가득 메우고 있다. 수능대박, 연애, 유학, 부모님 건강 등 다양한 사연들이 이 마포대교에 적혀있다. 희망 메시지 뒤엔, 힐링 문구가 길게 연결되어 있다. 대화 형식의 글로 읽기에도 편하게 짧게 적혀있다. 나도 모르게 따라 읽게 한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각자 소리 내어 이 글귀들을 읽어 갔다. 마포 대교 끝에는 자신들이 위로 받고, 힘든 일들을 모두 떨쳐 내리라 다짐하고 있는 듯 했다.



나 또한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많았던 2013년이었기에 이 마포대교의 힐링 문구를 읽으면서 카메라로 찍어 힘들 때 마다 다시 꺼내어 볼 수 있게 간직했다. 2014년에는 더 멋진 일들과 더 좋은 추억이 나를 기다릴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서울에는 빽빽하고, 복잡한 줄로만 알았는데, 가슴 따뜻하고, 힘들어하는 이에게 힘도 주는 곳이 있다. 바쁘고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면 지하철을 타고 쉽게 갈 수 있는 성수역마포역에 정차해보는 것은 어떨까?



느리게 걸어서 세상을 들여다 보면,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서울 여행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 모든 곳을 나의 두 발로 걷고, 한 손에는 카메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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