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반팀 신원두 주임 인터뷰

- 대학생 기자단들과 신원두 주임님의 알뜰살뜰한 대화

연구기반팀 신원두 주임

"IT기술에만 포커스를 맞춰 따라가면 언젠가 개발자가 되었을 때 제한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IT라는 것이 굉장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대학생 때 기술에만 치중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지난 5월 16일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안랩 사옥에서 연구 기반팀 신원두 주임을 만났다. 올해로 안랩인이 된지 6년차. 연구 기반팀 신원두 주임이 IT회사를 꿈꾸는 대학생에게 추천한 것은 학교 전공 수업과 IT지식보다도 '다양한 경험'이었다. 특히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일한 그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IT분야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그의 설명에서 그가 '경험'을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학교보다도 배낭을 메고 해외에 있는 시간이 많을 거라는 그를 통해 사회에서 새로운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동그란 안경이 인상적인 그의 천진난만한 웃음은 인터뷰 내내 기자단들을 편안하게 했다. 대학생들의 고민들을 공감해주고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는 모습에서 인생 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연구기반팀 신원두 주임과 안랩 12기 IT팀 기자단이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ASEC실에 연구 기반 팀에 소속되어 있어요. 분석 팀에서 엔진 분석을 끝내면 저희가 특정 서버로 업로드를 하죠. 분석을 아무리 빨리 끝내더라도 배포되는 작업이 오래 걸린다면 소용이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동화 프로젝트를 통해서 원터치 업로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어요. 더 효율적으로 업로드를 하는 것이죠. 또 연구소에 있는 연구원들을 위해 가상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제품은 아니지만 개발자들이 사용하는데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IT분야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제가 어릴 때는 CHI바이러스, 밀레니엄 버그, 나우누리 등이 있었던 시절이었어요. 우연히 저에게는 컴퓨터를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어요. 나우누리를 통해서 이것저것 해보기도 하고, 게임을 최적화시키려고 많이 노력도 해보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IT로 진로를 결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장 재밌어 하는 부분이었거든요.

Q. 안랩을 선택한 이유는?

  남자들은 알겠지만 군대에서 말년이 되면 시간이 많이 남게 되요. 그 시간에 저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읽은 책 중에 한 권이 안랩 창업자이신 안철수 소장님의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책이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회사의 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서 '아, 이런 회사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죠. 하얀 셔츠와 딱딱한 가방 대신에 자유스럽고 즐거울 것만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책 하나만을 통해서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막연한 즐거움이었겠죠? 하지만 그런 관심이 '여기서 일하게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고, '내가 능력은 부족하더라도 컴퓨터 분야에서 의미가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해보면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어요.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실제 채용 공고에 지원하게 되었고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죠.

Q. 일하면서 힘들었거나 안타까웠던 경험이 있나요?

 말씀드렸다시피, IT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예요. 그런데 그게 일이 되어버리니까 부담감이 커져버렸어요. 그래서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 있었죠. 대학생 때만 하더라도 프로젝트가 지연이 되면 교수님께 다음 주까지 꼭 하겠다는 말을 하면 되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지연이 되면 프로젝트 전체가 지연이 되어 버리고 말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부담으로 작용해서 힘들었어요.

Q. 일을 하시게 되면서 가장 보람찬 적이 언제이셨나요?

 회사 안에서 제가 제공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직원들이 편리함을 느꼈을 때에는 감동을 느끼죠. '그거 써봤는데 정말 괜찮던데?' 하고 던지는 말 한마디가 힘이 되는 거죠. 그런 것이 이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Q. 안랩에 일하시면서 '이 점은 안랩이 최고다!' 라고 자부할 수 있는 점이 있으신가요?

 국내에서 보안이라고 하면 안랩을 가장 먼저 떠올리죠. 이건 자부심 뿐 만 아니라 원동력까지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보안에 대해서 관심이 적었지만, 지금은 안랩에서 일함으로써 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친구들도 가족들도 모두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기도 해요. 특히 7.7 D-Dos사건 때 가장 많이 체감했었던 것 같아요.

Q. IT분야에 종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도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그 보다도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IT분야라는 것이 굉장히 광범위한 분야거든요. 사회의 모든 것들이 IT와 연관이 되고 있는데, 기술 개발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너무 제한적이지 않을까요? 내가 쓰고 있는 핸드폰, 가전제품 모두 IT와 연관이 되어 있는데 기술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넓은 시야를 위해서 대학생 시절에 할 수 있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나 여행을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랩 사옥의 상징 '안랩 스페인 계단'에서 신원두 주임과 안랩 12기 기자단 IT팀 

12기 대학생 기자단 IT팀

대학생기자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정보통신학과 배성영

대학생기자 /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홍수영

대학생기자 / 충남대학교 전자공학과 김재현

대학생기자 /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김수형


[출처]_ 안랩 사보 ' 보안세상'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복잡한 서울에도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과거의 사진첩을 보는듯한 아련함을 주는 북촌 한옥마을을 찾았다.



   북촌은 창덕궁, 경복궁, 종묘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옛 서울의 대표적 주거지였다.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곳인 만큼 문화재와 유적이 있는 곳이다.





   한옥마을을 걷는 동안, 과거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 했다. 시끌벅적한 도시와 반대로 고요하고 편안함을 주며 특히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오래 되어 보이는 기와집이 있는가 하면, 기와집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조화롭게 보여주는 곳도 있었다. 북촌 한옥마을 꼭대기로 올라가면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의 모습과 한옥마을의 모습이 어우러져 멋진 경치를 보여준다. 계단을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삼청동의 모습은 고요해 보인다. 북촌 거리는 70, 80년대의 모습을 한 건물들과 현대식 카페와 공방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안국역에서 2번 출구로 나와 길을 따라 걷다보면 주민사랑방이 있다. 그곳에서 관광지도를 얻으면 북촌 한옥마을의 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도에 소개되어 있는 북촌 한옥 마을의 8경외에 안랩 기자 6인이 각각 다른 색깔로 북촌의 숨은 명소 6경을 선정해보았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 북촌 한옥 마을을 소개한다. 


< 제 1경, 돌담 속 북악산 >_ 이혜림 기자

 


 

“북악산과 눈높이를 맞추고 

                           굽어보는 돌담 사이의 풍경”

좌우로 쌓인 돌담은 시선을 앞으로 향하게 한다. 시선은 내리막길을 따라가고 이내 가지각색의 한옥 지붕과 함께 그 너머를 감싸는 북악산이 보인다. 돌담은 액자가 된 듯, 눈앞의 풍경을 가운데로 몰아 견고하게 받친다. 바위가 두드러지고 경사가 완만한 북악산의 모습은 차가운 분위기를 준다. 이런 북악산의 느낌과 한옥이 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대비를 이루며 색다른 조화를 만들어 낸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좁은 비탈길이지만 골목 사이사이를 훑어보는 여행자에게는 확실히 눈에 밟힐 풍경이다. 산을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니 산이 더 높아지고 멀어지는 것만 같았다. 내리막길에서 내려가지 않고 산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감상 포인트이다. 

< 제 2경, 창덕궁 가기 10미터 전 >_ 윤현정 기자



 

“시각의 차이, 

             북촌에서 바라 본 창덕궁의 새로운 모습”

 북촌언덕을 오르고 나면,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 듯 창덕궁의 기와들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창덕궁은 전쟁 등으로 공식 궁궐을 사용하지 못 할 경우를 대비하여 이궁으로 지어진 궁궐이다. 그래서인지 정문인 돈화문을 통하여 창덕궁을 바라보면, 왕실의 우아함과 건축물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평온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북촌에서 창덕궁을 바라보면, 앞서 느꼈던 아름다움의 뒷면에 있는 애틋한 느낌이 든다. 북촌에서 보이는 창덕궁은 정식 입구가 아니기 때문에 관료들의 비밀스럽고도 슬픈 사연을 많이 담고 있다. 한 가지 시각에서 창덕궁의 화려한 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북촌에서 느낀 것처럼 창덕궁의 색다른 면을 보게 될 것이다.

< 제3경, 과거 속에서 본 현재 >_ 채유빈 기자

 


 



“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어떠한가? 뒤돌아보며, 

                            과거 북촌 한옥 마을에서.”

 북촌한옥마을을 쭉 걸어가다 보니 제법 높은 곳 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내려가는 길을 찾다가 발견한 이곳은 길을 따라 줄지어진 한옥마을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시선을 가까운 데부터 먼 곳까지 이어가면 저 멀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이 모습을 보고 내가 서있는 북촌 한옥마을은 과거, 저 멀리 보이는 높은 빌딩은 현재라고 느껴졌다. 과거에 시선에서 저 현재의 빌딩들은 화려하고 높이 솟아있지만, 더 정감 있고 더 있고 싶게 만드는 곳은 바로 과거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북촌이었다. 북촌 한옥마을은 복잡한 도시 속에서 옛 모습과 자연을 간직하고 있어 현대인들이 잠시 쉼표를 찍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 제4경, 북촌의 반전매력 중앙고등학교 >_ 임지연 기자


 


 

“ 음식도 퓨전 음식이 있듯이

                              북촌에도 퓨전이 녹아있다.”

북촌 안에 있는 한옥마을을 구경하다보면,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고등학교를 발견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이 느껴지는 한옥과 반대로 이국적인 건축물로 북촌의 반전매력을 주는 느낌이 좋아 안랩 기자단의 4번째 추천 장소로 정했다. 중앙고는 개교한지 100년이 넘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동안 민족교육의 나아갈 바를 제시한 요람으로서, 수많은 민족 지도자를 배출한 유서 깊은 곳이다. 처음 중앙고에 들어왔을 때에는 마치 대학교 캠퍼스 안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일반적인 고등학교와 달리 고딕 성당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이용시간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주중에는 개방하지 않고 주말에만 개방한다고 하니 북촌한옥마을을 찾게 된다면 중앙고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제5경. 북촌, 기와에 빠지다. >_ 백종수 기자

          


 “북촌의 언덕은 조금 오르다 잠시 뒤를 돌아보자.”

 기와가 구름에 닿을 듯, 새가 쉬어갈 수 있듯 북촌의 언덕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기와가 빼곡하다. 그냥 골목을 걸어 다니고 주변 상가들을 지나 설 때는 잘 몰랐지만, 언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비로소 내가 한옥 마을에 왔다는 것을 진정으로 느끼게 해준다. 북촌 한옥 마을은 예로부터 북촌이라 하여 양반 동네로 알려졌다. 이곳의 주택은 모두 조선 시대의 기와집으로서 상류층의 구조 형태를 간직하며 지금까지 보존되어 오고 있다. 원래 북촌 한옥 마을에는 솟을 대문이 있는 큰 집 몇 채와 30여 호의 한옥밖에 없었다. 이 후에 일제 말기와 6.25 수복 직후 지금의 상태로 늘어나면서 지금의 아름다운 북촌 한옥 마을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 제6경, 북촌 한옥마을 돌로 수놓다. >_ 김재현 기자


 


  

“ 각기 다르게 생긴 돌 하나하나로 

                            북촌을 하나의 마을로 이루다.”

  내가 선정한 제6경은 북촌 한옥 마을 골목길에서 북악산이 보이는 곳이다. 원래 산이었던 곳인지 언덕이 참 많다. 산을 오를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좋은 경치를 보기 위해서는 오르고 또 올라야한다. 몇 개의 언덕을 올라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고즈넉한 옛 양반이 살 것 같은 집 대문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쳐다보았다. 돌로 가득한 이 공간을 주시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벽을 쌓을 때, 돌을 차례차례 한 개씩, 쌓아 올라가서 비로소 꼭대기까지 완성이 된다는 당연한 생각이었다. 과연 오른쪽 벽의 돌이 왼쪽 벽의 돌보다 오랫동안 이 마을을 지켜왔을까? ‘이 돌들은 마을 사람들의 슬픔과 기쁨을 모두 보았겠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이 마을을 지킬지는 모르겠지만, 저기 북악산에서 서울을 지키며 내려다보는 바위들만큼 오래오래 남기를 바라면서, 촘촘히 돌로 수놓은 듯, 돌담이 많은 북촌 한옥마을을 조원들과 함께 걸었다.


  북촌 한옥마을에는 비탈길이 꽤 많다. 북촌을 돌아보며 숨차지 않을 방법은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천천히 보는 것이다. 북촌에서 찍은 사진을 한데 모아보며 가장 먼저 든 느낌은 ‘따뜻함’이다. 한옥들이 주는 선과 색감 때문일 수도, 한옥으로부터 느끼는 한국인의 정서일 수도 있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빛은 따뜻했던 날에 둘러본 북촌 마을은, 꽃이 피기도 전에 봄처럼 따뜻한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서울시에서는 북촌 한옥마을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지점 8곳을 지정하여 북촌 8경으로 선정하고 포토 스팟을 설치하였다. 이 북촌 8경의 포토 스팟을 하나씩 찾아가며 풍경을 즐겨보는 것도 의미 있는 탐방이 될 것이다. 여기에 자신의 맘에 쏙 드는 1경을 더하여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둘러본다면 더 기억에 남는 나만의 북촌이야기로 쓰여 질 것이다. Ahn



대학생 기자 / 세종대학교 이혜림

대학생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윤현정

대학생 기자 / 중앙대학교 채유빈

대학생 기자 / 덕성여자대학교 임지연

대학생 기자 / 동국대학교 백종수

대학생 기자 / 충남대학교 김재현


[출처]_ 안랩 사보 '보안 세상'

가 내린다는 소식에 가을을 마지막으로 느끼고 싶어, 가을하면 은행나무. 은행나무하면 덕수궁 돌담길.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실 덕수궁 돌담길을 몇 번 가보았지만 가을에 간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이번에 꼭 가보고 싶었다. 몸은 이미 지하철 속에서 시청역을 향하고 있다.

청역에 도착하여 처음 나를 반긴 것은 시청 광장에 써져 있는 글귀였다. ‘괜찮아. 바람이 싸늘해도 사람 따스하니’. 춥고 힘든 세상이라도 따뜻한 정이 있으니 괜찮다는 위로의 말로 들렸다. 한참이나 그 글귀를 보며, 시청 앞에 바쁘게 움직이는 차들이 앞만 바라보고 조급해하는 나와 닮은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씁쓸했다.

청을 뒤로 하고, 대한문 앞으로 걸어 왔다. 덕수궁 안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서 길게 줄서있었다. 덕수궁 안도 좋지만 덕수궁 돌담길과 그냥 지나치기 쉬운 덕수궁 둘레를 걸어보기 위해 대한문 옆으로 발을 옮겼다.

을의 명소답게 덕수궁 돌담길에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가을의 덕수궁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가족들, 연인들, 친구들끼리 저마다 덕수궁 돌담길의 매력에 빠져 평소에 걸음걸이 보다는 훨씬 느리게 걷고 있었다. 나 또한 느리게 걸으며 덕수궁 돌담길 이곳, 저곳 빠짐없이 느낄 수 있었다. 바닥에는 주변 명소나 대표하는 것들이 담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옛 덕수궁 지도와 대한문, 구세군 교회 그리고 은행잎까지 덕수궁 길의 가이드 블록이 덕수궁 돌담길을 꾸며주고 있다.

날은 마침 이중섭 화가의 그림이 돌담에 벽에 기대어 거리의 미술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멋진 그림과 그림의 뒤에 돌담은 너무나 잘 어울렸다. 돌담길을 걷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볼거리가 많았다. 돌담길 풍경 그리고 그림들. 걷는 내내 눈은 행복해하고 있다. 

수궁 뒷문으로 걸어가니 오르막길로 돌담의 기와가 계단식으로 길의 높이를 어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돌담 안으로 쭉 뻗어있는 은행나무들이 이 자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왔는지 알 수 있었다. 돌담길이 끝나고 덕수궁 돌담길 가이드 블록에 그려져 있던 구세군이라 쓰여 있는 서울 제일 교회를 보며 곧 다가올 구세군의 종소리가 벌써부터 기다려졌다. 빨간 자선냄비가 올해에도 따뜻한 정으로 가득 차길 바라며 덕수궁 둘레를 모두 걸었다.

딩 숲속에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이 때로는 느리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 자신이 주위 사람들에게 차갑게 대한 것은 아닌지? 시청 앞 글귀 ‘괜찮아, 바람이 싸늘해도 사람이 따스하니.’처럼. 가을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올해 겨울은 얼마나 더 추울지는 모르겠지만, 힘들고 고된 시련들을 따뜻한 정으로 녹이며 이겨내면 어떨까? 하며, 나는 가을을 품은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중에서 Ahn



대학생기자 김재현 / 충남대 전자공학과

Positive thinking! 

항상 무슨일이든 긍정적으로!

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자

[출처] 이문세-광화문연가|작성자 샘내


[출처]_ 안랩 사보 ' 보안 세상 '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교과서였던 것 같다. 그러다 얼마 전 여름방학 8월이 되던 때, 문득 보고 싶어져 찾아보았다. 한번 보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면서 ‘8월의 크리스마스’는 90년대 첫사랑의 추억으로 대표되는 로맨스 영화에서 사진의 매력에 대해 알려주는 영화로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사진의 새로운 매력에 들어가 본다. 

영화 속 정원(한석규)은 초원 사진관이라는 사진관 주인이자 사진사이다. 정원의 사진관에는 여러 인생들이 거쳐 간다. 취업 면접용 사진을 찍으러 온 ‘젊은 취업 준비생’, 주차단속용 사진을 맡기러 온, 지금은 길에서 찾아보기 힘든 ‘주차 단속 요원 다림(심은하)’

그리고 자신의 반에서 짝사랑하고 있는 여자 아이의 얼굴을 확대해 달라는 ‘초등학생들’, 지금은 모두들 늙어버린 우정을 다룬 ‘동창생들과의 사진’, 할머니를 포함한 시끌벅적하고도 따뜻한 ‘대가족의 가족사진’

언제 하늘나라로 갈지 모르는 인생을 정리하시는 ‘할머니의 영정사진’, 복싱이라는 상대선수를 위협적이게 해줄, 복싱 포스터지에 실릴 ‘복싱선수 사진’.

마지막으로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있었던 주인공 정원(한석규)의 ‘영정사진’까지 초원 사진관에는 다양하게 저마다의 목적으로 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그리고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가진 로맨스와 관련된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도 사진이 있었다. 정원(한석규)이 병원에 있을 동안과 정원(한석규)이 하늘나라로 떠났을 때, 다림(심은하)과 소통을 할 수 없었지만 초원 사진관의 다림(심은하)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본 다림(심은하)은 정원(한석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났다.

사진은 옛, 그 당시를 추억하게 하고 그 때의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 남기는 줄로만 알았는데 8월의 크리스마스를 통해 사진이라는 것이 새롭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위에 나열한 것 외에도 사진은 여러 사람들에게 제각각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방학 중, 집에서 가족이 둘러 앉아 옛 사진들을 모아둔 사진첩들을 찾아보는데 모두들 ‘이럴 때가 있었지~’ 하면서 얼굴에는 추억에 가득 찬 미소가 번졌다. 젊었을 때, 왠지 촌스러운 부모님의 모습과 나의 어릴적 사진들이 큰 웃음을 터트리게 하였다. 사진을 보며 그 때를 떠올리며, 당시에 있었던 얘기를 꺼내면 코믹, 액션, 멜로, 코믹 영화가 완성되었다. 가족 여행지 마다 찍은 사진을 보며 아버지께 한 말이 기억이 난다. “아빠, 우린 부자인 것 같아요. 울릉도에도, 강원도에도, 서울에도, 대전에도, 집이 있잖아요.” 여행지마다 숙소가 곧 우리 집이라고 생각했던 순수함을 사진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사진은 우리 인생에 가장 소중한 재산인 것 같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즐겨하던 나는 이런 소중한 재산을 모으기 위해 카메라를 하나 구입하여 여기 저기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있다.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진 나는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고, 인생의 최고 또는 소소한 일상의 순간을 남기고 싶으신가요? 그럼 사진을 찍어보세요.’라고 당당히 말해주고 싶다.

사진을 찍을 땐, 사진 찍는 사람도 카메라를 바라보는 사진 찍히는 사람도 모두 웃고 있다. 사진은 모두가 웃을 수있는 행복을 전해주는 행복 전도사이다. Ahn




대학생기자 김재현 / 충남대 전자공학과


Positive thinking! 

항상 무슨일이든 긍정적으로!

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자



[출처]_ 안랩 사보 ' 보안 세상 '

아침이면 입김에 두 손이 바지 주머니에 들어가는 겨울이 일찍 찾아오고 있다. 이 추운 겨울이 오기 전,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아름다운 경주의 길'을 하루 빨리 소개하고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경주 하면 불국사, 석굴암 등 세계문화유산이 많은 곳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수학여행으로 거쳐 갔을 공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문화재와 어우러진 자연을 품고 있는 길을 조명해보려 한다.

대릉원 옆 돌담길은 서울 덕수궁 옆 돌담길과 달리 아담한 크기이다. 아담한 크기에 비해 길이는 길다. 돌담길의 가로수는 벚꽃나무로 이루어져 있어 봄에는 벚꽃이 피어 돌담길을 흰색으로 물들여 주고, 햇빛이 쨍쨍한 여름날에는 땀을 식혀줄 그늘이 되어 주고, 가을에는 빨갛게 옷을 갈아입고, 겨울엔 가지만이 남아 돌담을 지키는 병사들이 열병해있는 것같이 돌담길의 배경에 마법 주문을 걸어 놓는다. 긴 돌담길 뒤엔 무엇이 있을 지 궁금하게 길 초입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길이 휘어져 꼭 끝까지 걸어가야 한다. 마침내 돌담길 끝에 다다랐을 땐 또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는 산을 배경으로 큰 릉이, 왼쪽으로는 멀리 첨성대가 보인다. 대릉원에서 안압지 가는 길은 자연 속의 문화재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여러 가지색의 꽃들이 문화재를 감싸면서 심어져 있다. 그 길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 꽃들이 향기를 뽐내고 있어, 하나하나 음미해가며 천천히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중간쯤 걸어오면 양쪽으로 코스모스가 나의 허리보다 약간 높게 심어져 있다. 코스모스 꽃들 사이에 앉아 있으면 내가 없어진 듯 숨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코스모스들이 반기고 있어 코스모스 길 사이로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다. 봄엔 코스모스 대신 유채꽃들이 심어져 있어 벌써 봄이 기다려진다. 코스모스 사이에 푸른색으로 덮인 터널이 나의 발걸음을 옆길로 새도록 한다. 그 터널엔 기다란 박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녹색 비가 내리는 듯 박들이 피로에 지친 눈을 맑게 해준다.

길 주변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느리게 여유롭게 자연을 느끼면서 걸어 갈 수 있다. 잠시나마 쉼을 마치고 다시 길을 걸으려는데 코스모스 길 사이로 첨성대가 보인다. 마치 첨성대로 가는 길을 안내하듯 큰 길도 아니고 두 명에서 걸을 정도의 크기로 양 쪽은 키 큰 코스모스들이 소개하고 있다.

코스모스 길을 뒤로 한 채 다음으로 만난 건 무언가 동양적인 미를 가진 연꽃들을 만날 수 있다. 연꽃은 활짝 핀 것, 움츠리고 있는 것 등 여러 형상을 띄고 있는데, 움츠린 것은 다보여주지 않는 절제미를 느낄 수 있다. 연잎은 연꽃들을 받쳐주고 있는 그릇 같아 보인다. 물병에 물을 연잎에 살짝 떨어뜨려보니 물이 방울방울 맺히는 게 왜 드라마나 만화를 보면 연잎으로 우산을 이용했는지 알게 해준다.

나중에 비가 쏟아지면 비를 피하러 연잎 밑에 꼭 와야겠다는 낭만적인 상상을 하면서 길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의 첨성대도 참 멋지다. 여러 각도에서 보는 첨성대와 그 뒤의 배경이 달라져 방금 전에 본 첨성대가 맞나 할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가진 것 같다.

 

다음으로 소개할 경주의 아름다운 길은 보문 관광단지라는 곳으로 버스로 15분 정도 이동한다. 지금 봄은 아니지만 가로수들이 모두 벚꽃나무이기에 문화재로 가득한 경주 둘레를 벚꽃나무가 안내하는 것 같다. 이전에 첨성대를 코스모스와 많은 꽃들이 안내하듯이. 경주의 슬로건 ‘beautiful’이 잘 어울리듯 경주는 아름다운 꽃들과 옛 유적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냥 시내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는 것이지만 ‘두 가지의 조화를 볼 수 있는 곳은 경주뿐이지 않을 까?’ 생각하며 어느새 보문 관광단지에 다다랐다. 보문단지 초입 부분에 내려 오른쪽으로 보문호수를 끼고 길 양쪽으로는 어김없이 벚나무들이 끝없이 나열되어있다. 호수에는 하늘이 거울을 보듯 반사되어 도화지에 수채화를 그려놓은 것 같다. 이렇게 보문 호수는 경주의 미술관이 되었다. 길을 걸으며 감상할 수 있고, 시원한 공기도 마실 수 있어 시멘트 속 미술관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드디어 벚꽃나무는 작별을 하고 버드나무가 어서 오라고 축 늘어지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버드나무는 창가의 커튼처럼 나무 밑을 걸을 땐 커튼을 넘기면서 걷게 한다.

이렇게 경주의 아름다운 길은 저마다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일상에 지치고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사진 한 장의 추억을 남기러 카메라를 챙겨 마음 맞는 이와 함께 경주의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 오늘 걸어온 길 : 대릉원 옆 돌담길 - 첨성대 둘레길 - 버스타고 보문단지 선덕여왕 공원 하차 - 보문호수 둘레길 - 오리배 선착장 Ahn



대학생기자 김재현 / 충남대 전자공학과


Positive thinking! 

항상 무슨일이든 긍정적으로!

할 수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자

 

[출처]_ 안랩 사보 ' 보안 세상 '

공기가 차가워지고 가로수 잎이 울긋불긋 변해가는 계절이다. 낙엽이 수북한 가을에는 왠지 통기타 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거리에 통기타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 그 곳이 바로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이다. 

김광석 거리 초입에 김광석이 통기타를 연주하는 동상이 앉아 있다.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였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 옆에 앉아본다. 나도 잠시 앉았다.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으니 김광석이 누구인지 소개하는 푯말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1964년 1월 22일 대구시 중구 대봉동에서 자유당 정권 시절 교원노조 사태로 교단을 떠났던 전직교사 아버지의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5살 때인 68년 서울로 올라갔다. 1964년 김민기의 ‘개똥이’ 음반에 참여를 비롯하여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 등을 거쳐 1988년 동물원에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1989년 솔로로 독립하여 총 4장의 정규 음반을 비롯해 다시 부르기 1, 2집 등을 선보인다. ‘거리에서’,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애잔하면서도 서정적인 가사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한국 모던 포크의 계승자로 각광받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펼쳐나가던 중 1996년 1월 6일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거리를 걷다보면 김광석의 사진들이 벽에 실려 있다. 벽화 속 노래하는 김광석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슬퍼 보인다. 김광석은 노래도 노랫말도 심지어 노래 부를 때 모습도 마음이 울적해 보인다. 예전 인터뷰 중 자신이 하회탈처럼 웃는 이유가 얼굴이 슬픔으로 가득한데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 더 울적해지지 않겠냐는 내용이 떠올랐다. 

이 거리는 벽화를 보면서 더욱 감정이 이입되게끔 김광석 노래도 흘러나온다. 흘러나온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노래 가사도 구석구석 쓰여 있다. 평소 노래 가사의 내용을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벽화에는 작가들이 그린 그림뿐 아니라 방문객의 낙서 또한 한 벽화에 녹아 있다. 서른 즈음이면 그냥 하는 생각들, 하게 될 생각들, 하고 싶은 생각들, 안 하고 싶은 생각들을 쓰는 벽면과 자물쇠와 군번줄을 채우면 사랑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펜스. 이것들은 모두 사람 냄새 나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김광석의 이미지와 닮았다.

김광석 인생이야기 중 하나를 소개하면... 

"7년 뒤에 마흔 살이 되면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마흔 살 되면 오토바이 하나 사고 싶어요. 할리데이비슨.. 멋진 걸루~ 돈도 모아 놨어요... 얘길 했더니 주변에서 상당히 걱정하시대요. ‘다리가 닿겠니?’ 그거 타고 세계 일주하고 싶어요. 괜찮겠지요? 타고 가다가 괜찮은 유럽 아가씨 있으면 뒤에 태우고~, 머리 빡빡 깎고~ 금물 막 이렇게 들여 가지고~, 가죽 바지 입고~ 체인 막 감고... 나이 40세 그러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환갑 때... 저는 환갑 때 연애하고 싶어요. 로맨스..."

엉뚱하고도 뭔가 이해하기 힘든 것 같지만 김광석이라서 가능한 멋진 꿈인 것 같다. 비록 꿈으로만 끝이 난 이야기이지만 이 벽화 속 오토바이를 탄 김광석은 대신 꿈을 이뤘다.

김광석이 포장마차 주인으로 따뜻한 어묵 국물을 대접하는 벽 앞에 앉아 고민을 털어 놓고 싶어진다. 환하게 웃고 있는, 구수한 사투리를 쓸 것 같은 김광석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 줄 것 같다. 대답이 없는 김광석 앞에서 나의 고민도 한번 말해 본다.

김광석 거리는 김광석이 청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 주는 듯하다. 김광석 노랫말에도 먼저 삶을 산 인생 선배로서 청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실려 있다. 끝없는 방황으로 길을 못 찾는 청춘에게는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짝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그저 바라보는 청춘에게는 그 마음이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그리움으로’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또, 더 이상 청춘이라 부를 수도 없는 나이가 된 30대에게는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인생 선배 김광석은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라는 조언해주는 것 같다.

내가 처음 김광석 노래를 들은 중학생 때는 노랫말의  의미를 전혀 알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진로와 사춘기로 방황했던 시기에 들었던 ‘일어나’. 군 입대를 앞두고 찾지 않아도 주변에서 들려와 절로 눈물을 흘리게 한 ‘이등병의 편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해 눈물로 지새우던 밤, 슬픈 마음을 투영해준 ‘사랑이란 이유로’와 ‘사랑했지만’ 등을 들으며 어렸을 땐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나도 모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30대로 향해가는 나에게 ‘서른즈음’의 노랫말을 한 구절마다 이해해갈 것 같다. 이렇게 여러 상황에 놓여 있을 때, 김광석 노래를 자신의 상황에 투영해 김광석과 대화하러 이 거리를 찾으면 그는 내가 혼자서 끙끙 앓던 고민들을 풀어주지 않을까?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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